2022 피아졸라
송영훈과 4첼로 디너콘서트

    “음악과 시간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른다.”   뛰어난 연주뿐만 아니라 첼리스트 송영훈의 풍부한 설명으로 한층 더 빛났던 11월 스페셜 디너 콘서트, <피아졸라: 송영훈과 4첼로>. 라움을 찾아오신 관객분들께 멋진 공연과 스페셜 만찬으로 가을밤 아름다운 힐링의 시간이 되셨길 바라며, 이번 디너 콘서트의 클래식한 무드와 생생했던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첫 곡은 피아졸라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추앙 받는 대표곡인 ‘Libertango(자유의 탱고)’로 문을 열었습니다. Libertad(자유)와 Tango(탱고)라는 두 단어를 합친 곡명 리베로 탱고는 고전 탱고에서 누에보 탱고로 가는 피아졸라의 변화를 상징하는 곡이기도 했습니다. 첼리스트 송영훈의 첫 앨범 ‘TANGO’에도 수록되어 있는 이 곡은 첼로 4대의 풍부한 사운드가 전하는 강렬하고도 격정적인 연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첫 곡이 끝나자 첼리스트 송영훈은 한국 최고의 30대 첼리스트들과 함께 연주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애정을 듬뿍 담아 김대연, 이경준, 김솔다니엘님을 관객분들께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피아졸라의 ‘밀롱가의 천사’와 ‘신비한 푸가’는 멋진 4분의 첼리스트 #송영훈 #김대연#이경준 #김솔다니엘, 네 분들이 만든 완벽한 호흡으로 우리의 귀를 행복하게 만들어줬습니다. 특히 ‘신비한 푸가’ 연주에서 보였던 미끄러지듯 두 음을 연결해서 연주하는 글리산도 주법이라든지 서로 호흡을 맞춰 발을 굴리는 동작 같은 경우는, 얼마나 한마음으로 오늘의 콘서트를 위해 연습하고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아졸라가 좋아했던 작곡가는 ‘바흐’였는데, 피아졸라의’ 신비한 푸가’라는 작품이 바흐의 푸가 기법을 오마주해서 작곡했다는 사실도 해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푸가란 하나의 선율을 한 성부가 연주한 뒤 이를 따라 다른 성부가 다른 음역에서 모방하는 것을 특징으로, 쉽게 설명하면 기악적 돌림 노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를 바꿔서 사랑의 이중창을 듣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피아졸라보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이탈리아 초기 오페라 작곡가로 알려진 몬테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 ‘포페아의 대관’ 중 삽입곡이었습니다. 오페라의 주인공인 네로와 포페아가 그들의 사랑이 성공했음을 자축하며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 곡 ‘Pur Ti Miro (그대를 보고)'는, 원래 남녀 듀엣 성악곡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첼로 선율로 이중창을 들을 수 있어 더욱 감미로웠습니다. 슈베르트의 ‘Ave Maria(아베마리아)’에서는 색다른 편곡이 가미되어 흥미로운 연주로 기억되었습니다. 특히 첼리스트 김대연이 선보인 에그쉐이커 퍼포먼스는 새로운 감수성이 더해진 연주로 프레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가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테마곡으로 선택했던 ‘Adios Nonino(아디오스 노니노, 안녕히 아버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피아졸라가 만든 곡으로 작곡한 배경지식을 듣고 연주를 들어서인지 첼로 소리가 더욱 애절하게 들렸습니다. 이어진 '망각'에서는 탱고와 클래식이 오묘하게 조화된 곡으로 피아졸라가 사랑하는 곡 중 하나라고 말할 만큼 대표적인 곡이었습니다. 클래식에 기반을 둔 4첼로의 연주로 분위기가 무르익자, 어느덧 마지막 곡을 들려드린 시간이 되어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공연의 진행자로써도 너무 멋지셨던 송영훈은 마지막 곡을 굳이 언급하지 않고  바로 연주를 시작하셨는데요, 들으면 "아하!"라고 알만한 영화’ 여인의 향기’ 테마곡, 가르델의 ‘Por Una Cabeza(간발의 차이로) 였습니다. 탱고 음악의 첫 번째 스타이기도 했던 가르델의 공로는 훗날 피아졸라의 음악 대혁에 가장 중대한 영향을 안겼다는 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콘서트가 끝나고 이어지는 애프터 파티는 무대의 여운을 이어갈 Special Moment였습니다.          2층 로비에서 진행된 앙코르 공연은 관객분들의 뜨거운 박수소리와 연주자들의 열띤 연주의 화답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관객분들과 네 분의 아티스트들 모두, 서로에게 잊지 못할 뜻깊은 경험이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첼로의 하모니가 오랫도록 기억에 남았던 그날의 현장을 다시 떠올려보니 첼로 4대로 실내악 연주를 들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탱고 음악에 대해 바이올리니시트 이성주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끝으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이론적인 논리를 떠나서 탱고 음악은 가사 없이도 감정이 진하게 전달되는 음악이다.” 음악 속에 덮여 있던 즉흥적인 감정을 찾아내며 연주하는 아티스트들도, 탱고 음악 속에서 함께 음악과 동화되는 관객들도 분명 탱고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   같은 악기여도 연주자에 따라 그 음색과 울림이 달랐던 4첼로의 무대는 11월 가을밤을 특별하게 추억하게 만들었던 디너콘서트였습니다. 30년 넘게 첼로와 함께 한 첼리스트 송영훈과 한국의 차세대 첼리스트 3명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음에, 또한 라움에서 감상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다음 공연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 뵙겠습니다. 라움에서 준비한 11월 마티네는 독보적인 명품 보이스 <염유리X최진호> 입니다. 혼성 듀오의 멋진 하모니, 많이 기대해 주시길 바라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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