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라움 마티네 콘서트
<재즈 그리고 와인>

  신년을 맞아 새로운 라인업으로 알차게 구성된 라움아트센터 마티네 콘서트가 <재즈 그리고 와인>으로 1월 첫 공연의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믈리에의 흥미로운 와인 스토리와 정상급 연주자들의 재즈 사운드가 만나 완벽한 페어링을 선보인 본 공연은 데뷔 13년 차 팝 피아니스트 윤한의 기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정식 공연 프로그램에 앞서 윤한은 안정된 테크닉과 서정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피아노 솔로곡으로 1월 마티네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팝 피아니스트 윤한은 팝과 재즈 외에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콘셉트의 콜라보 무대로 600회 이상의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드라마 OST, M 프로듀싱, 라디오 로고송 작곡까지 병행하고 있는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오늘 4가지의 다채로운 와인을 안내할 소믈리에 한욱태님은 요리사 출신으로 2014년 ‘제2회 토스카나 소믈리에 대회’ 우승에 이어 2017년 '제3회 코리아 소믈리에 오브 더 이어 (Korea Sommelier of the Year)' 우승을 차지한 한국을 대표하는 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첫 곡은 ‘Days of wine and roses’(와인과 장미의 나날들)’이란 곡으로 1963년에 개봉한 동명의 영화 주제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란했던 가정을 이뤘던 한 남녀가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삶의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다소 우울한 영화 스토리와 짙은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가사와는 달리, 이번 무대에서는 소프트한 감성의 콘트라베이스와 드럼, 감미로운 피아노까지 더해져 스탠더드 재즈의 정석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으로 고객분들께 선보인 와인은 프랑스산 ‘당장 페이 브뤼’라는 스파클링 와인이었습니다. 와인을 소재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 「신의 물방울」에서 ‘당장 페이 브뤼’는 ‘휴일에 집 안뜰에서 휴식을 즐기며 마시면 좋을 샴페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샴페인이란 이름은 프랑스 ‘샹파뉴’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만을 말하며, 원산지명을 붙여 명칭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알려주시면서 스파클링 와인 중 이름으로 굳혀진 것이라고 하네요.샹파뉴는 추운 지역이라는 특징 때문에 따스한 봄이 되어야 저장된 포도주 속 효모가 발효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때 발생된 가스가 샴페인 특유의 스파클링 와인을 탄생시키는 시초가 되는 것이죠. 한욱태 소믈리에는 샴페인을 안정적으로 따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와인을 미리 칠링 해놓는 것 외에도 와인 잔의 기울기 정도, 와인을 따르는 속도와 거품의 양 조절 등과 같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전달해 주셨답니다.     다음으로 들려드린 곡은 살짝 빠른 템포의 스윙 스타일 연주로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주었던 ‘Misty’와 이른 봄이 연상되는 로맨틱하고 따스한 무드의 블루스 곡 ‘Si tu vois ma mere’(당신이 우리 엄마를 본다면)이었습니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이트 인 파리의 오프닝으로 알려진 이 노래는 샹송이 주는 특유의 무드와 판타지한 영화 스토리가 잘 어우러진 곡이었습니다. 재즈 밴드 연주자들이 서로의 음색과 소리에 교감하며 하나의 낭만적인 선율을 만들어내자 관객분들도 동화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프랑스 와인 소개가 끝나자 한욱태 소믈리에는 이탈리아 레드 와인으로 스토리를 이어갔습니다. 산지오베제의 기원이 되는 희귀한 라몰레 클론으로 생산되는 특별한 와인 '포지오 스칼레테 키안티 클라시코'는 연간 3,600병만 한정적으로 생산한다고 합니다. ‘산지오베제’라는 뜻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최고의 신 ‘제우스의 피’라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이름이라고 하네요. 멋진 설명과 함께 와인에 대한 퀴즈를 풀어보는 시간도 있었는데, 정답을 맞히신 분들께는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와인 증정이 있었답니다.   영화 음악의 독보적인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를 더욱 아름답게 추억하는 수많은 주제곡들을 남겼는데요, 그중에서도 오늘 들으셨던 ‘Cinema Paradiso’는 인트로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 어린 곡입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소년 토토와 필름 영사기 편집 일을 하는 알프레도 할아버지의 우정은 삶의 고난과 무게에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꿈을 향해 살아가는 삶이 아름답게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꿈과 낭만 그리고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영화의 주제곡들은 언제 들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칙 코리아의 ‘Spain’은 작년 12월 라움 크리스마스 디너 공연이었던 윤희정의 ‘JAZZ CHRISTMAS’에서 싱어 송 라이터 쏘머즈의 화려한 스캣으로 기억되었던 흥겨운 라틴풍의 노래였는데, 윤한의 재즈 편곡으로는 어떻게 재탄생 될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황호규의 세련된 콘트라베이스의 독주로 시작된 연주는 감각적인 피아노 건반과 드럼의 조화로 한층 고조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클라이맥스로 가자 연주자 세 분의 열정적인 텐션은 서로를 밀고 당기며, 환상적인 잼 연주를 들려주었는데요, ‘Spain’ 특유의 감칠맛을 살릴 재즈 싱어의 화려한 스캣 창법 파트에서는 드러머 신동진의 섬광같이 번뜩이는 필인과 리드미컬한 엇박자 리듬으로 황홀함 그 자체였답니다.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소리와 환호로 앙코르 요청이 되었고, 연주자분들은 재즈곡 ‘Autumn leaves’ 로 멋지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깊은 풍미와 빛깔을 향유한 와인은 떼루아의 차이부터 품종과 재배 방식의 다양성까지 매력적인 히스토리로 넘쳐납니다. 재즈 역시 혁신적인 연주 스타일과 개성 있는 아티스트들의 편곡으로 수많은 버전의 명곡들이 탄생되고 확장되죠. 그런 의미로 한낮의 재즈 콘서트였던 1월 마티네 공연을 통해 관객분들의 마음속에도 멋진 음악과 와인의 경험을 깃들여졌기를 바랍니다.   무대를 빛내주신 팝 피아니스트 윤한, 베이시스트 황호규, 드러머 신동진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2월은 윤한의 Music Road 시리즈 2탄 <시네마 오디세이>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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